디테일한 디자인과 트렌디한 컬러감, 작지만 큰 세계를 그리는 페넥의 오정희 & 윤지영 공동 대표 인터뷰
2024. 10. 25.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페넥의 공동 대표가 시대의 ✨아름다움을 머금는 법
디테일한 디자인과 트렌디한 컬러감, 작지만 큰 세계를 그리는 페넥의 오정희 & 윤지영 공동 대표 인터뷰
지금은 겪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과거의 아름다움을 지금도 몸소 경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디테일한 디자인과 트렌디한 🎨컬러감을 더해, 작지만 큰 세계를 그리는 페넥의 오정희 & 윤지영 공동 대표가 그 주인공이죠. 세상에 펼쳐져 있는 다양한 미감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당겨 영감을 받고, 다른 이들에게 영감이 되는 미적 자극의 ♻️선순환을 그립니다. 큰 귀로 세상에 소리를 수집하는 🦊사막여우인 페넥과 같이, 사람들의 목소리와 이야기에 👂귀 기울여 새로운 미적 감각을 선보이는 오정희 & 윤지영 공동 대표의 루틴 노트를 소개합니다💁
﹅윤지영 공동 대표 선호 스타일링: 디테일이 담긴 화려한 여성복부터 미니멀한 남성복 스타일의 믹스매치
ROUTINE ➊
귀를 기울이면 새로운 감각이 되
▬ 페넥은 어린 왕자에도 등장하는 귀가 큰 사막여우를 지칭하는 페넥 폭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처음 브랜드를 만들어갈 당시 주변 지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디자인과 브랜드 방향성을 고민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특징을 잡은 것이죠. 지금은 페넥이 보여주고자하는 방향성과 다른 결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요. 지금은 예전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현시대의 트렌드를 듣고, 날 선 컨템포러리함을 보여주고자 하기에 여전히 페넥의 귀는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 THE NEW ORIGINAL이란 슬로건을 올해부터 선보이고 있어요. 페넥의 오리지널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밸런스를 찾고 싶었거든요. 한창 그 고민이 많던 시기에 좋아하던 브랜드가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생각이 많아지기도 했어요. 가죽 소재 본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던 아이작 레이나인데요. 레더로 만들 수 있는 궁극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왔어요. 시대와 상관없는 미감을 지닌 곳이 오히려 지금 이 찰나의 유행과 다른 지점에 있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어요.
▬ 오랜 기간 패션 소재 디자인을 해왔다 보니 그 뿌리는 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높은 힐만 신고, 말 그대로 화려한 룩을 입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당시 지금의 남편인 오정희 대표가 저에게 플랫슈즈를 선물로 주더라고요. 그런 변화의 곡점과 더불어 남성복을 다루면서 자유로워졌어요. 매일 다른 스타일을 입어도 저를 어떻게 보여줄지 전 알게 되었거든요. 그게 결국 새로운 오리지널이 아닐까요. 지금 시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언젠가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날이 온다면 과거의 시간에서 꽃 피워진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저도 입을 수 있고 제 아이도 함께 입을 수 있는 것으로요.
▬ 옷과 가방 관리를 잘한다고 하기엔 좀 민망하지만, 우리만의 방식과 가치관이 있어요. 일상적인 관리의 영역에 들어올 수 없는 제품은 사지도 말 것. 그리고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것입니다. 물론 그 밖의 영역도 있죠. 신혼여행으로 바르셀로나에서 샤넬 가방을 샀어요. 대대손손 딸아이에게 물려줄 생각입니다. (웃음) 소중한 기억을 담아서 구매했던 것은 어쩔 수 없어요. 그때 당시에 자전거를 타고 있던 터라 샤넬 스토어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다시 돌아올 때도 쇼핑백을 자전거에 걸고 돌아왔어요. 가방과 기억을 함께 산 것이 아닐까요.
▬ 가죽 소재는 에이징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밝은 컬러의 베지터블 가죽을 사용해서 지갑을 출시했던 적이 있어요. 제품 안쪽에 어린 왕자가 사막 여우와 했던 대화 중 ‘날 길들여주세요.’라는 문장을 불어로 적어두었는데, 레더에 대한 저희의 생각을 담은 것이기도 해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주름짐이나, 가죽의 색감이 변화하는 것이 자신의 것으로 길들여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 루이비통 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밝은 가죽 손잡인데요. 사람들은 그것에 얼룩이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엔 사용자의 습관과 시간이 묻어난 것이거든요.
▬ 흰 티셔츠는 웬만해서 사지 않아요. 아무리 깨끗하게 세탁하고 관리해도 누렇게 변하는 것은 막을 길이 없더라고요. 그것을 깨달은 이후엔 애초에 흰색을 고르지 않게 되었어요. 소재 디자이너였을 때부터 항상 상상했어요. '절대 오염되지 않는 흰색 원단을 개발하면 정말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이죠. 최근 일본에서 특수 코팅 처리를 통해 오염이 묻지 않는 백색 원단이 개발되었다고는 들었으나, 소재의 다양한 질감 맛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해 여전히 상상해 보곤 합니다.
(L) 자전거를 타고 샤넬 가방을 구매하고 왔던 순간 (R) 이전에 출시한 베지터블 레더 소재의 지갑 아이템
ROUTINE ➌
시대의 미감과 숨 쉬는 법
▬ 덴마크 사람들은 첫 월급으로 의자와 같은 가구를 사는 습관이 있다고 들었어요. 사회 초년생 시절 저도 월급을 받고 돈을 벌게 되면서부터 의자를 수집하게 되었죠. 당시엔 이베이도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해외 직구가 쉽지 않았어요. 쉘 체어를 구매했는데 그때 당시엔 배송비를 포함해도 20만원 정도였죠.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잖아요. (웃음) 걸어두고 바라보는 예술 작품도 좋아하지만, 특히 의자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떨어지기보단 그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가 더 짙어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 많은 사람들이 모으는 피규어도 소장하고 있어요. 특정 캐릭터나 재료에 끌리는 편인데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 것이 고전 특촬물인 고지라의 헤도라에요. 악당인데도 왠지 헤도라는 정이 가더라고요. 애니메이션이나 특촬물 속 주인공은 2차 저작물로 판매해야 하니 디자인을 해요. 더 대중적인 취향에 맞춰 잘 만들었다랄까요. 반면 악당 캐릭터는 어딘가 허술하기도 하고 대충했다는 느낌이 있죠. 그래서 오히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과 본능이 직관적으로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기도 하고요.
▬ 좋아하는 물건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뿌듯함도 있고요. 한동안 맥시멀리스트로 살아왔더니 한계점과 같은 전환점이 보이면서 이젠 미니멀리즘으로 가고 있어요. 함께 숨 쉬어서 기분이 좋았던 물건 안에서 어느샌가 허덕이는 압박감이 들더라고요. 물론 지금도 과도기지만, 하나씩 내놓으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물건이 한 개 덜어질 때마다 내장 지방이 조금씩 없어지는 기분도 드네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집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어지진 않네요. 아직 모으진 않았지만, 최근엔 조선백자 사기를 일상에서 써보면 어떠할지 생각하고 있어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분명히 있겠죠. 다만, 그 시대의 아름다움이 담긴 정수를 몸소 체험하는 것은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미감의 세계에 발 딛는 것이 아닐까요.
(L) 기억에 남는 의자 수집품 (R1) 특촬물 헤도라 피규어 (R2) 초합금 피규어
ఎ 태기즈의 루틴 바스켓을 기다립니다 👀
사람마다 각자의 관리법이 있다는 점, 그간의 루틴 바스켓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쥬😉 얼룩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흰옷을 사지 않는 것 또한 개인의 관리법이에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도, 돌이켜보면 각자의 고유한 스타일처럼 개성 있는 세탁 관리 📕비법서가 있을 거예요.
에디터는 눈에 보이는 얼룩보다 👃냄새에 예민한 편인데요. 원효대사 해골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향긋하면 깨끗한 기분이 드는 것 나뿐인가요🙋? 탈취제는 물론 섬유 사쉐와 스타일러도 놓칠 수 없는 저의 관리템이거든요.
이번 💌레터는 어떠셨나요? 오정희 & 윤지영 공동 대표의 루틴 바스켓에 대한 의견도, 태기즈만의 세탁 관리법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기다립니다. 다음 주 정규 레터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