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루틴 바스켓의 주인공은 영국 사치갤러리 전시로 시작해 현재는 다양한 미술관과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2024. 8. 9.
쿠킹 클래스 오픈🍔 현대미술 작가가 헌 옷으로 알록달록한 요리하는 법 🧑🍳👕
오늘 루틴 바스켓의 주인공은 영국 사치갤러리 전시로 시작해 현재는 다양한 미술관과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좋아하는 대상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태도는 삶에 묻어나요. 🗑️👕버려진 옷으로 다채로운 색감의 🍔음식과 사물을 만들어내는 그녀를 보면 단번에 느낄 수 있죠. 오늘 루틴 바스켓의 주인공은 영국 사치갤러리 전시로 시작해 현재는 다양한 미술관과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떠오르는 작가, 김은하입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디테일이가득한작품처럼 일상에도 귀여운 디테일이가득했어요. 내 몸에 맞게 옷을 손보고, 정성 들여 요리하며 나 스스로를 대접하는 습관같은 거요. 사소해 보이지만 일상의 풍미를 높여주는 🌿허브 같은 루틴이 가득한 김은하의 루틴 노트를 소개합니다.
▬ 헌 옷으로 만든 햄버거 작품이 작가로서 첫 전시이기도 했고, 피자 형태의 작품도 있다 보니 왜 음식을 다루는지 많이들 물어보세요. 처음엔 패스트패션과 패스트푸드를 컨셉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식 및 사물로 확장했어요. 익숙한 것이 새로운 재료와 질감을 만나 재탄생하는 점이 흥미롭다고 생각했거든요. 음식은 고유의 식감이 있잖아요. 그것을 옷의 질감으로 표현해서 식감과 질감이 딱 만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 즐겁더라고요.
▬ 옷을 재료로 사용하게 된 배경은 뻔하지만, 옷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어요. 서양화 전공 새내기 시절엔 그리는 것에 집중했었는데요. 우연히 수강했던 조형 연구 수업에서 다양한 재료로 형태를 관찰하고 이해하게 되었죠. 주제가 '자신이 아끼고 좋아하는 것'이었어서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옷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있었더라구요. 익숙해서 인지하지 못했을 뿐 옷을 입는 것도, 옷 그 자체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렇게 작업한 졸업 작품이 운이 좋게도 한 큐레이터 분의 눈에 띄어 영국 사치 갤러리 및 잠실 롯데타워 등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반스, 라코스테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고 최근에는 엔시티 위시의 컨셉 포토를 찍기도 했어요.
▬ 새 옷 말고 의미를 더 담을 수 있는 것이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와 시간을 함께한 옷을 모으게 되었어요. 초등학교 시절에 바느질 수행평가가 있었어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꼼꼼하고 빠르게 바느질을 잘한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고요. (과장 아님) 관심도 있고, 잘하기까지 하니 신나서 여러 시도를 했어요. 당시에 유행했던 청바지로 가방 만들기, 바지를 치마로 리폼하기, 수놓기 등 끝이 없었죠. 과해지다 보니 각설이 같다는 주위의 반응에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요. 재료로서 옷은 마르지 않는 오아시스에요. 주변에 널려있기도 하지만, 그중에 단추가 특이하거나 패턴이 이상하다든지 재미있는 것도 많거든요.
(T) 옷로 만든 햄버거 졸업 작품 (B1) 엔시티 위시 컨셉 포토 속 버섯 작품 (B2) 옷으로 작업하는 과정 (B3) 프린트가 특이해서 아껴두고 있는 재료
ROUTINE ➋
세탁도 수선도 소비도 내 🧚지휘 아래
▬ 작업 특성상 먼지와 본드 등 오염을 피할 순 없어요. 특히 본드와 많은 전쟁을 치러왔는데요. 지금은 다루는 방법을 터득해서 본드가 묻자마자 해결해요. 조금 위험해 보이지만… 손으로 바로 제거합니다. 손에 묻은 본드는 나중에 굳고 나서 로션을 바르고 살짝 떼어주면 되거든요. 원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옷에 묻은 채 굳어버리면 섬유질과 엉켜서 안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그림을 더 자주 그렸을 땐 물감이 묻어도 티가 나지 않도록 어두운색의 바지를 자주 입었어요. 지금은 먼지나 실밥이 붙어도 덜 티 나고 덜 붙도록 나일론 바지를 자주 입고 있습니다.
▬ 얼룩은 물론이고, 옷을 샀는데 기장이 맞지 않을 때도 어떻게든 제 손에서 해결을 봐야 직성이 풀려요. 세탁기를 못 믿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셔츠 깃이나 손목 부분은 손세탁하는 것을 좋아해요. 깨끗해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개운하기도 하고, 물기를 탁탁 터는 순간에도 기분이 좋아요. 깨끗한 옷을 추구하기보단 그 개운한 순간을 즐기는 편에 가깝습니다. 기분 좋은 것이 제일중요하니까요!
▬ 옷을 새로 사면 그대로 입지 않고 저에게 맞게 수선하는 것이 익숙해졌어요.키가크지않은 자의 설움으로 만들어낸 능력이랄까요. 게다가 통이 넓은 바지를좋아해서다리보다긴바지는 숙명이거든요. 청바지는 밑단을 잘라서자연스럽게해지도록하고요. 다른소재의바지는뒷부분을살짝접어바느질을합니다. 간단한 처치로도 예쁜 주름이 잡히고,바지가신발을잡아먹는일이없어애용하는방법이에요. 안쓰던장갑을저만의터치장갑으로수선하기도하고요. 편하게입을수있도록 나에게 맞춰야옷과오래가게되더라고요. 옷을 파악해두는 것도 중요해요. 모두 꺼내둘 수는 없으니 수납장에 넣어둘 때는 어떤 옷이 있는지 라벨링을 해요. 무엇이있는지적어두면 묵히지 않고 자주 꺼내 입고 관리할 수 있어요.
(L) 직접 수선한 청바지 밑단 (R1) 나만의 터치 장갑 만들기 (R2) 수납장에 붙여둔 옷 라벨 (R3) 작업할 때 입는 나일론 바지
ROUTINE ➌
좀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
▬ 환경을고려한 작업을시작하게된것과식습관을꼭연결할순없지만,같은선상에서이야기할수있을것같아요. K-식문화를경험한제 또래라면 어릴 적에 음식을 남기지 마라, 남기면지옥에가서평생남긴음식을모두먹게될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을 텐데요. 저도마찬가지예요. 농사를지으셨던조부모님의영향도있겠지만잔반이나음식물쓰레기를 무척싫어합니다. 자기몫은최대한자기가해결해야죠. 세상에서 버려진 옷에게 새로운 역할을 주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해요.
▬ 작품을만들때 작업을 붙들고있는태도가식습관이외에도다양한영역으로이어져요. 음식을할때도, 먹을때도시간을 오래오래 쓰는편이에요. 생선이나, 닭목 및 새우등집중력을요해서발라먹어야하는음식을좋아하기도 하고요. 요리 재료를 손질할 때 똑같은 크기와 일정한 속도로 오이를 썰고 싶어 한다든지, 아무튼 시간을 쏟습니다. 음식을 먹는 순간도, 요리하고 칼질하는 시간도 스스로 대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버려진 옷을 재료로 작업하고, 이러한 식습관을 가진 것이 환경에 대해 대단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닐지도 몰라요. 다만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떠한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죠.
▬ 나름의 귀여움 레이더를 가지고 있어요. 세상을 마냥 아름답게 보진 않지만, 귀여움이란 필터를 쓰고 봅니다. 이것 또한 애정에 대한 생각이에요. ‘귀엽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랑의 형태일 수도 있고 의외의 발견이 될 수도 있어요. 거창하게 말하자면 하루의 원동력이 되죠. 작품 소재의 특성 때문에 환경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는데요. 지구온난화와 늘어난 기대 수명, 인간의 역할 등 꼬리물기 방식으로 생각을 떠올리다 보면, 결국에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이 세상을 사랑하고 귀여워함으로써 조금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작지만 꾸준한 발걸음이에요.
(L) 작업실 한편에 보관한 옷 재료 (R1) 옷으로 만든 김밥 꽁다리 키링 (R2) 귀여움을 담아낸 작품
ఎ 여러분이 요리하고 싶은 재료는 뭔가요?📣
어떤 걸 좋아한다면 이리저리 살펴보고 요리해 보는 게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 있어요. 근데 저에게는 오히려 더 어렵더라고요.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근사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을까? 하면서 제 능력을 간 보면서 아예 시도조차 못 했던 적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김은하 작가가 우연히 수강했던 수업에서 작품을 시작하게 된 것처럼, 예상치 못한 기회와 좋은 질문은 오히려 고민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 같아요. 혹시 김은하 작가처럼 패션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었지만 펼칠 기회가 없었나요? 그렇다면 코오롱 FnC에서 주최하는 패션 임팩트 챌린지를 계기로 삼아도 좋겠어요. 특히나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이 있던 태기즈라면 스타일에 취향을 솔솔 뿌려볼 수 있을 듯🧂
이번 레터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애정 어린 손길에 스택도 함께 성장하고 있어요. 늘 코멘트 주시는 여러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다음 주 정규 레터에서 만나요!